BOMBSHELL 단어의 뜻은 '폭탄선언', '충격적인 소식' 등과 더불어 '육감적이고 섹시한 금발미녀'라는 뜻이 있습니다. 쉽게 하는 말 중에 섹시한 금발 미녀는 멍청하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요즘 에야 시대가 바뀌어 예쁜 사람이 머리도 좋다고 합니다만, 이런 시대를 바꾸는 데에는 이 영화처럼 단단한 껍데기를 깨고 싸워준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20년 개봉한 유명한 폭스 뉴스 스캔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 밤셸은 포스터를 본 순간 봐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의 개봉 전에는 한 시대를 휩쓸었던 미투운동이 있었습니다. 이 폭스뉴스 스캔들로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며 (물론 여성만이 희생이 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것 역시도 역차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 미투 운동이 시작 되게 됩니다.
이미 커리어를 잃고 쫓겨날 것을 예상해 독기를 품은 여성 앵커 그레천 칼슨과 잃을 게 많은 현직 간판앵커 메긴 켈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레천과 메긴을 비롯한 피해자들이 농락당하는 추악한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가상 인물 케이라 포스 피실까지 당시 까지만 해도 한쪽에 가려져 있던 화려한 언론의 추악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알고 있었던 얘기지만 그 내용을 하나하나 영상으로 보고 있자니 정말 추악하였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넷플릭스에 들어와 있다고 하니 혹시 보실 분들은 넷플릭스에서 감사하실 수 있겠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배우들의 등장만으로도 주목받았던 영화입니다. 샤를리즈 테론과 니콜 키드먼은 실존 인물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분장에 가까운 화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폭로를 통해서 언뜻 바로잡아진 현실을 잠시 보여주지만 그게 다가 아님을 알기에 보고 나서도 속 시원함 보다는 찝찝한 마음이 더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해자들은 어쩌면 그저 본인들이 재수 없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많고 많은 일 중에 아주 일부라는 사실이 한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 로저 에일스는 2017년 5월 사망했습니다.
잘나가는 뉴스 앵커
2016년, 공화당 토론회를 진행한 폭스뉴스의 메긴은 도널드 트럼프의 여성 모욕적인 발언에 대해 질문합니다. 방송 후 도널드는 트위터를 통해 그녀를 성적으로 조롱하고, 트럼프의 지지자들로 인해 폭스뉴스의 트래픽은 급상승합니다.
영화는 토론회 장면, 트럼프가 실제 언론에 공개되었던 장면들을 편집해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줍니다. 그 때문에 몰입도가 더 높아졌던 것 같습니다. 메긴과 트럼프의 대치 장면이 사실을 처음 다가왔습니다.
폭스뉴스의 권력을 쥐고 있는 에일스는 이런 메긴을 보호해주는 척하지만 진짜 목적인 시청률 상승에 이용하기 위해 교묘하게 밀고 당기기와 방치를 합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압박과 위협을 견디지 못한 켈리는 결국 트럼프와 화해하게 됩니다. 영화 초반에 결국은 권력에 진 언론사의 한낮 앵커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언론이 가진 권력
폭스뉴스는 미국 극우 보수언론으로 로저 에일스는 그 꼭대기에 서 있는 당시 폭스 뉴스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여성 방송인의 육체를 성적인 상품으로 활용해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구사했습니다. 이는 정말로 시청률을 상승시켰고 이에 로저는 더욱 폭스를 좌지우지하고자 합니다.
한때 잘나갔던 앵커 그레천은 이런 로저의 입맛에 맞게 행동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밉보이게 되며 인기 프로그램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그레천은 그동안 폭스뉴스에 본인이 얼마나 기여를 했는 지와 상관없이 로저에게 잘 못 보였다는 사실 만으로 (그것도 그의 비상식적인 요청들에 응하지 않았던) 자신이 해고될 거란 걸 예상합니다.
그녀는 변호사를 만나 로저를 비롯한 방송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희롱에 관해 얘기합니다. 변호사는 폭스뉴스는 고발할 수 없지만 로저 에일스는 고소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그레천은 로저 에일스를 고소하기 위해 증인들과 그들을 통해 고소할 증거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한편 그레천의 스텝인 케이라 포스피실은 폭스뉴스에서 성공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로저의 비서에게 어필합니다. 마침내 그녀는 로저의 방으로 불음을 받고 기대와 떨림으로 로저를 찾아가지만, 로저는 그녀의 포부는 관심도 없고 치마를 올려보라고 명령합니다. 케일라가 당황해하며 치마를 조금 올리자, 로저는 치마를 더 올리라고 요구합니다. 그는 수치스러워하는 케일라에게 "네가 원하는 걸 줄 수 있다. 그러려면 너는 보답을 해야 한다" 고 말합니다.
사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케일라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고 자기 동료이자 동성애자인 나에게 이러한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카 역시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본인의 위치를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본인에게 동성애라는 아직도, 당시는 더 심하게 선입견을 가지고 좋지 않게 보던 약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빌미로 회사에 트집을 잡히고 싶지 않았던 하는 그녀를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레천이 로저를 상대로 성희롱 혐의로 고소하게 됩니다. 메긴은 트럼프와의 설전으로 다시 한번 본인의 위치를 실감하고, 그레천이 로저를 고소하자 본인도 과거에 성희롱 당했었지만 오랜 시간 그의 총애를 받으며 돈을 벌었었기에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누구를 향한 폭로
그레천이 고소한 스캔들이 공론화되자 로저는 회사 여직원들을 이용한 언론플레이로 그레천을 무고한 사람을 고소한 것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고민하던 메긴은 폭스뉴스 간판 앵커의 이름으로 동참을 결심하며 로저를 지지하는 입장 표명을 거부하고, 한때 폭스뉴스 직원이었던 여자들에게 접촉해 은밀히 로저의 성추행 증거들을 수집합니다.
또한, 케일라의 사건도 알게 되며 그에게도 고소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그레천은 그동안 감춰왔던 로저의 대화 녹음을 공개함으로써 그를 바닥으로 끌어 내리게 됩니다.
한사람이 폭로했다고 해서 동참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 이기지 못한다면 피해만 본 상황이 될 것이고 이기게 된다고 하더라도 세상이 한 번의 폭로로 어둠에서 밝음으로 돌아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도 그래 천의 고소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눈치 게임을 합니다. 고소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동참 했다가는 회사를 떠나는 것에 더해 업계에서도 떠나야 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렇게 용기 내는 누군가에게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영화는 폭스 뉴스 스캔들을 바탕으로 표면적으로는 성희롱 고발 사건에 대해 말하는 듯 보이지만, 본질은 공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부당한 요구를 받지 않으며, 업무와 무관한 일들이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만 하더라도 유사한 사건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한동안 시끄럽다고 어느 순간 조용히 사라지곤 합니다. 세상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지만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아직도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나조차 앞장 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런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 다행이라는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이 너무 불편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 한 번쯤 보고 행동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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